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축구] 2008 K리그 챔피언 결정전 최종전 관전기

플레이오프제도란 것이 애초에, 리그 결과를 뒤엎을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결승전이라는 중요도가 높은 경기를 만들어내는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실 국내에서의 K리그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고, 관중수도 많지 않은 편이지만, 예외인 구단이라고 하면 수원 삼성을 들 수 있다.

물론 수원 삼성이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창단 기간에 비해 우승을 많이 차지한 명문 구단인 점도 있겠지만 평일 경기에도 많은 수의 그랑블루들은 경기장을 찾고 있고, 주말 경기 역시 왠만한 유럽 구단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의 관중 동원을 해내고 있다.

다른 경기장을 많이 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수원 삼성의 홈구장인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가 지하철 역에서 걸어갈만한 거리도 아니고, 승용차로 방문했을 경우에도 길이 막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데에 꽤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수원 시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수원 삼성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하다.

평소에도 관중이 많은 편이지만, 이날 날씨가 굉장히 추웠고, 새벽에 눈이 왔던지라 관중이 적을거라 생각했었는데, 기우였나보다.

경기의 비중이 비중인 만큼 4만명이 넘는 관중이 빅버드를 찾았다.


경기 전반적으로, 공방전이라고 하는게 딱 맞는 표현이었다.

전반 초반 수비진에서 잘못 걷어낸 볼을 에두가 골로 성공 시켰다. 이른 시간 골이 터졌기에 수원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승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게 됐다.


전반 25분경 이청용의 돌파 상황에서 이운재 선수의 파울로 서울이 페널티 킥을 얻게 되었고, 정조국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1:1 동점을 만들게 됐다.

전반 35분 경, 에두 선수가 김진규 선수의 파울로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송종국 선수의 킥이 김호준 선수의 선방에 막혀 순간 당황하긴했으나, 흘러나온 볼을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2:1로 수원이 앞서가게 되었다.
송종국 선수가 페널티키커로 미리 정해져있었던 것인지, 준비해온 듯한 볼링 세레모니를 선보였고, 경기장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채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전반전의 여러 상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라운드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해보였다.

그라운드 컨디션이 좋지 않게 되면, 키퍼가 볼을 잡기보다 쳐내는데에 주력했는데, 그만큼 세컨드 볼로 인한 골이 나올 확률이 높아보였다.

후반전 초반 서울이 좋은 찬스를 여럿 맞이하게 됐고, 역시나 이운재 선수는 쳐내거나 몸으로 막아냈다.
그 찬스들 중에는 골대 안으로 흘러갈뻔한 아슬아슬한 선방이 두개나 있었기에 맘을 놓을 수 없는 아슬아슬한 경기가 계속됐다.

후반 막판 신영록 선수의 회심의 슛이 찬스도 김호준 선수의 선방에 막혔고, 골대를 맞고 흘러나온 볼을 서동현 선수가 아쉽게 날려버렸지만, 후반 막판이었던 만큼 추가 득점 없이 경기가 종료되어 1차전 1:1 무승부에 이은 2차전 홈경기 2:1 승리로 수원이 2008 K리그 챔피언이 되었다.

차범근 감독님도 4년만에 차지한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셨고, 올해 수원은 정규 챔피언, 컵대회 우승으로 더블을 달성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수원의 우승이 돈으로 좋은 선수를 많이 영입해 이뤄낸 우승이 아니었고, 차범근 감독님에 대한 비난에 근원이 되었던 킥 앤 러쉬가 아닌 다른 스타일로 우승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드디어 4번째 별을 다는데에 성공한 수원 삼성 선수진 코칭 스태프 분들 모두 수고하셨단 말씀드리고 싶고, 내년 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